무제(지붕 위의 산책) 2010
(그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다. 사람은 집 안을 전시 공간으로 썼지만 그마저 뜸했다. 이 집은 새 미술관을 짓기 위해 철거를 앞두고 있다.
창틀을 넘어 새어드는 바람, 빛을 본 적 없는 다락, 발걸음에 쓸리는 먼지 냄새, 어느 날 이후 눕게 된 방 문 더미.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떠돌아 다니는 장소에 관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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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이 전시장으로 바뀌어 오랫동안 역할을 박탈당한 방 문과 전등 갓이 마지막 볕을 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