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오픈스튜디오)

오픈 스튜디오는 사적 공간을 잠시 공적 공간으로 바꾼다. 오픈 스튜디오를 준비하는 작가 중 다수가 생활 물품을 작업실 밖에 두거나 작업실 구석으로 옮겨 관람객에 눈에 띄지 않게 가리곤 한다. 작가의 사적 생활을 잠시 커튼 뒤로 가리는 것이다.

나는 작업실 바닥 면적을 그동안 사용한 날과 앞으로 사용할 날로 셈하여 나눴다. 사용한 날에 해당하는 바닥 면적에 흙을 덮어 빈터를 만들고 오픈 스튜디오 기간부터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사용할 날만큼의 바닥 면적에서 생활하고 작업하기로 했다.

작업실에 들어선 관객을 맞이하는 건 작가가 앞으로 사용할 날로 정해진 사적 공간이다. 그곳을 지나야만 흙이 깔린 빈터로 들어갈 수 있다.

  1. 계약된 사용 기간을 셈하여 공간의 ‘사용한 날’과 ‘사용할 날’을 나눈다.
  2. 공간에 있는 사용자의 모든 물건을 ‘사용할 날’ 자리로 옮긴다.
  3. ‘사용한 날’ 자리엔 흙을 덮는다.
  4. ‘사용할 날’과 ‘사용한 날’ 사이에 반투명 커튼을 매단다.
  5. 커튼의 길이는 사용자의 하루 평균 공간 사용 시간에 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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