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 것이 바람이 불고 가끔 추운 것이 그런데 어느 날은 햇볕이 어깨를 서서히 데운다는 것이 어느 날은 더위를 도무지 참을 수 없어서 손바닥만 한 그늘을 찾게 된다는 것이 그 모든 것이 새삼스럽다는 것이 그래서 이 곳이 거기가 아닌데 때때로 내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 그 모든 이야기만을 만나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언제나 떨리는 마음으로 이야기 하고 싶어지는데. 그러면 계속 가다가 다시 가고 그리고 뒤를 돌아보면 무언가를 보게 되는 일이 생긴다.” (박솔뫼)
글 : 박솔뫼
목소리 : 정수지
그래픽 디자인 : 신덕호

‘바닷가에서는 산 적이 없는 사람들’은 2020년 서울과 의정부에서 동시에 열린 전시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일단 사각형을 그리세요’에 공개된 목소리 작업이다. 나는 화자가 서울과 의정부 사이를 오가는 이야기를 소설가 박솔뫼에게 의뢰했고 박솔뫼는 『바닷가에서는 산 적이 없는 사람들』을 썼다. 목소리 연기자 정수지는 박솔뫼의 글을 읽었다. 관객이 어딘가 이동할 때 혹은 움직이면서 박솔뫼의 이야기/정수지의 목소리를 접하길 바란 나는 디자이너 신덕호에게는 소설에 나온 지명을 제외한 모든 글을 지워달라고 요청했다.